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음주 및 성 비위 의혹이 제기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헤그세스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혹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모든 사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내게 끝까지 싸우라고 격려했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는 앞서 이날 WSJ에 기고문을 올리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언론의 조작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는 2017년 공화당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 사건을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과거 '자유를 위한 재향군인(VFF)', '미국을 걱정하는 재향군인(CVA)'이라는 재향군인 단체의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과도한 음주와 성(性)적 부적절성 등으로 퇴출당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최근에는 그의 모친이 지난 2018년 불륜으로 이혼 소송을 당하는 등 아들의 행실을 지적하는 이메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정직하고 성실했다.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고, 모든 사람을 존중했다”고 부인했다.
또 “불만을 품은 몇몇 직원의 익명 고발로 인해 기성 언론은 우리가 마치 대학 사교클럽을 운영하는 것처럼 들리게 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헤그세스는 그러면서 “나는 싸움에서 물러난 적이 없으며 이번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을 통한 재판 쇼가 아닌 존경하는 상원의원들과 함께 정직한 청문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 지명자를 사퇴시키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티스 주지사는 한 때 '리틀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트럼프와 가까웠던 인물이다.
그러나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내 도움으로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고마움을 모르고 도전장을 던졌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대선 직후 국방부 장관 후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부터 해군 법무관 출신인 디샌티스 주지사를 후보로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