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OSAT) 업체인 LB세미콘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DB하이텍과 손을 맞잡고 전력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
LB세미콘은 DB하이텍과 규소(Si)·탄화규소(SiC)·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4일 밝혔다.
DB하이텍이 유치한 전력반도체 고객에게 LB세미콘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고효율·고신뢰성 패키징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우선 내년 1분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Si 기반 고전력소자 제품용 재배선층(RDL) 기술을 준비하기로 했다.
RDL은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공정에서 사용하는 기술로, 칩의 인아웃(I/O) 패드를 재배치하거나 신호 경로를 최적화해 패키지와의 연결을 용이하게 만든다.
LB세미콘 관계자는 “현재 제품 신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해 기존 제품 구조 개선과 소재를 변경했다”며 “적은 비용으로 고신뢰성 전력 반도체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첫 프로젝트에는 또 다른 후공정 계열사 LB루셈도 참여한다. LB세미콘은 웨이퍼에 전극을 형성하는 '프런트 사이드(Front Side)' 공정을 맡고, LB루셈은 웨이퍼 두께를 얇게 만드는 백 그라이딩과 웨이퍼 뒷면에 금속층을 증착하는 백 메탈리제이션 등 '백 사이드' 공정을 담당한다.
LB세미콘은 DB하이텍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SiC·GaN 제품 개발에도 참여해 패키징을 담당한다. SiC와 GaN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 소재다. 기존 실리콘 전력 반도체보다 물성이 좋아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응용처 등에 쓰인다.
LB세미콘과 LB루셈은 DB하이텍이라는 파운드리 파트너 확보로 빠르게 성장하는 전력반도체 시장에서의 패키징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욜에 따르면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3년 238억 달러(약 33조7103억원)에서 2029년 357억 달러(약 50조5654억원)로 연평균 6.99% 성장할 전망이다.
LB세미콘은 기존 Si 웨이퍼만 다뤄왔으나 SiC·GaN로 확대하고, 전력반도체 패키징 제품도 기존 저전력 MOSFET에 고전력 MOSFET, 고전력 IGBT를 추가할 계획이다.
LB세미콘 관계자는 “DB하이텍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급성장하는 차세대 고부가 전력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