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 짐 “음악과 기술의 융합, 신세계 열었죠”

처음에는 접을 수 있는 휴대용 기타로 출발했다. 스피커를 장착하고 녹음 기능을 넣었더니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리면서 모든 사람이 잠재적 크리에이터가 된 것처럼 기타 연주를 즐기고 공유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산 기업 짐이 스마트 기타 '모가비'로 CES 2025 모바일 디바이스&액세서리 부문 혁신상에 선정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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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비 스마트 기타를 접은 모습(왼쪽)과 휴대용 가방(오른쪽)에 넣은 모습.

이 기타에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은 이유는 아날로그 사운드를 디지털 변환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부터 앰프, 메모리, 배터리, 스튜디오 기능을 하는 컴퓨팅 기능까지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연주를 녹음해 다시 들어볼 수 있고 녹음한 연주 위에 다시 연주를 입힐 수도 있다.

음악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튜브 등에서 그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연주 영상에는 악기와 마이크 사이 온갖 잡음이 섞이기 마련인데 모가비는 순수 연주 음원만 추출할 수 있다. 유명 가수가 루프 스테이션으로 혼자 쌓아나가는 음악으로 화제가 됐 듯 모가비를 활용하면 1인 창작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티스트에게는 불현듯 떠오르는 악상을 스케치하듯 남기는 용도로도 적합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BTS 슈가가 모가비를 휴대하고 공항을 오가는 모습이 팬 영상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한다.

권범철 짐 대표는 모가비의 녹음 기능이 갖는 교육적 측면에도 주목했다. 자신의 연주를 듣고 복기하는 과정이 단순 반복 학습보다 연주 실력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 30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모가비로 기타 수업을 하고 있는데 교육 효과가 남다르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짐은 CES에 2년 연속 참가하게 된 저력을 바탕으로 조만간 미국 최대 양판점 베스트바이에 모가비를 진열할 예정이다. K-팝 열풍이 한창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특히 이번 CES 2025에서는 각기 다른 연주의 어긋난 싱크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맞추는 기능을 탑재한 전용 앱도 선보일 계획이어서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권범철 대표는 “모가비는 악기와 IT 융합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혼자서 여기까지 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향후 모가비의 녹음 시스템을 모듈화해 다른 악기로 확장하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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