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황병욱 CCS연구단 박사팀이 화력발전소의 보일러에 주로 활용되는 순환유동식 공정을 적용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열분해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세계 각국은 폐플라스틱 친환경적 처리를 위해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고온 환경에서 가열해 기체, 액체(열분해유), 고체로 분해하고 분해된 액체(열분해유)를 플라스틱 원료로 재활용하는 '열분해'와 같은 재활용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기 위해서는 킬른 방식이 사용된다. 킬른 방식은 원통 안에 폐플라스틱을 넣고 외부에서 열을 가해 발생되는 유증기를 응축시켜 열분해유를 얻는 공정이다.
공정 설계가 간단하지만, 원통이 커질수록 외부에서 내부 중심까지 열전달이 어려워 대형화의 한계가 있다.
킬른 방식은 하루에 20톤 이하 플라스틱만 처리할 수 있다. 또 킬른 방식은 외부에서 지속적인 열 공급이 필요하고 열분해 후에는 잔여 폐기물을 처리한 후 다시 공정을 시작할 수 있어 연속 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연구진은 기존 공정 한계를 극복하고자 순환유동층 공정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순환유동층은 기술은 연료를 연소시킬 때 고온으로 가열된 모래 등의 열매체가 순환하면서 지속적으로 열을 전달하는 연소 방식이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순환유동층 공정을 폐플라스틱 열분해에 적용해 기존 공정의 한계인 연속 공정과 대형화를 가능케 했다.
개발 공정 핵심은 열 순환이다. 연소 반응기에서 가열된 고체입자 상태의 촉매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열분해 반응기로 이동해 열을 전달한다.
여기서 얻은 열은 투입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는 데 사용된다. 이후 온도가 낮아진 촉매는 잔여물과 함께 다시 연소 반응기로 돌아온다. 이때 잔여물은 소각되고 촉매는 소각열에 의해 재가열되며 다시 열분해 반응기로 이동해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는 원리다.
이 공정을 활용하면 원료투입에서 열공급과 잔여물 처리까지 지속적으로 순환되기 때문에 연속 공정이 가능하다. 또 촉매가 반응기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반응기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 열을 전달할 수 있고 대형화가 가능하다.
연구진은 하루 100㎏에 달하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뿐 아니라 생활 폐기물로 제조된 폐합성수지, 폐고무, 폐목재 등 고형연료제품(SRF)까지 열분해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SRF를 열분해 했을 때는 기존 공정에 비해 약 1.2배 높은 37%을 달성했으며 생성된 열분해유의 경질 유분(열분해 품질 중요 지표) 함량은 45%로 약 2배의 품질 향상을 나타냈다.
황병욱 박사는 “폐플라스틱을 포함한 폐기물을 연속적으로 열분해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며, “본 기술은 대량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고 양질의 열분해유 생산이 가능한 열분해 핵심 기술로 우리나라 폐플라스틱 열분해 목표 달성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성과는 화학공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