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자 차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비판하고 나섰다.
머스크 CEO는 25일(현지 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중국 드론(무인기) 에어쇼 영상을 공유하면서 “일부 바보들은 아직도 F-35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들고 있다”고 쓰레기통 이모지를 달아 비난했다.
한 사용자가 “F-35는 외부 연료 탱크 없이도 약 3200km를 비행할 수 있는 전투기다.
특히 지상 탄약을 운반할 수도, 공중에서 항공기 대 항공기로도 전달할 수도 있다. 놀랍도록 어리석은 표현”이라고 반박하자 머스크 CEO는 “똥 같은 디자인”이라고 조롱을 이어갔다.
F-35는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5세대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다. 미 국방부를 비롯해 한국과 영국,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에 도입됐으며 영국,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등 7개 파트너 국가는 이를 직접 개발 및 생산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트럼프가 사랑한 전투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행정부에서 F-35 전투기를 적극 지지하며 생산 비용을 낮추는데 관여했으며,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공개 석상에서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지지자인 머스크 CEO는 F-35를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그는 같은 날 엑스에서 “유인 전투기는 드론 시대에 더 이상 쓸모가 없다”며 “드론 기술의 우위가 곧 새로운 공중전 우위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머스크 CEO의 이 발언이 미국 국방예산 삭감 예고와 같다고 해석했다.
미국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F-35는 국방부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다. 2088년까지 운용될 예정인 F-35는 유지 보수, 개발 등에 2조 달러(약 280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드론으로 대체하면서 국방 예산을 대거 삭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대선 전 “낭비를 근절해 연방정부 예산을 적어도 2조 달러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