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해 5박 8일간 첫 남미 순방길에 올랐던 윤 대통령은 이번 다자무대에서 제조업과 인공지능(AI) 결합 촉진을 위한 'AI 표준 포럼' 창설을 제안하고,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에너지 전환 격차 해소를 위한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미국, 일본, 중국, 영국, 캐나다, 페루,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루나이 등과 잇따른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방산·에너지·공급망·인프라·ICT 협력도 강화했다.
2024 G20 브라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자유무역 체제의 보장과 기아·빈곤 퇴치 등을 위한 공통의 의지를 확인했다. 2024 APEC 페루 정상회의에서도 다자무역 질서를 기반으로 역내 교역·투자를 촉진키로 했다.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계를 재확인한 것이다.
공동선언문에는 윤 대통령이 제안한 각 나라의 건전 재정 확보 노력 촉구(제5항) △부산 개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 시사점을 반영한 플라스틱 감축 노력(제58항) 등 4대 의제도 반영됐다.
윤 대통령은 G20 마지막날 제3세션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에너지 전환 격차 해소를 위해 CFE 이니셔티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 취약국에 대해선 그린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지속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녹색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개별 정상회담도 활발하게 소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미일 정상회의에선 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을 출범시켰다. 3국 정상이 바뀌어도 협력의 틀은 지속하겠다는 뜻을 못 박은 셈이다.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선 아쉬움과 덕담이 주를 이뤘다면, 이시바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선 셔틀외교의 지속과 양국 간 경제·문화 협력을 강화했다.
관심을 모았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한중정상회담에선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의 경영여건 개선과 함께 양 정상이 이른 시일 내 상대국을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또 영국, 캐나다, 페루, 베트남, 남아공 등과의 정상회담에선 방산, 에너지, 공급망, 핵심광물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