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는 '꺼지지 않는 세포공장'으로 불리는 바이오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15일 밝혔다.
'바이오 파운드리'는 바이오 분야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유전자정보(DNA)를 설계하거나 인공세포,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시와 전주시정연구원은 이날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바이오산업의 미래로 불리는 바이오 파운드리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전주 바이오 파운드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국가 바이오파운드리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를 위한 예비타당성사업(예타)도 진행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신성장 4.0 전략 추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8년 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 구축을 위해 2987억 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바이오 파운드리를 미래 바이오헬스의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시는 바이오헬스를 전주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바이오 파운드리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바이오 파운드리를 실제 추진했던 전문가들로부터 제언을 도출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하게 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 최초의 바이오 파운드리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우한민 성균관대 바이오 파운드리 센터장과 국내 최초로 바이오 파운드리를 진행한 선성광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팀 부장이 초청돼 바이오 파운드리의 연구·운영 성과를 공유했다.
우한민 센터장은 “성균관대 연구센터는 바이오신소재 생산과 관련된 새로운 프로젝트를 탐색하거나 바이오신소재를 고속으로 스크리닝할 뿐만 아니라,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의 원천기술을 도입해 산업미생물 등을 초고속으로 개발하고 꿈의 바이오신소재를 합성하는 등 관련 기술의 상업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바이오 파운드리는 합성생물학의 핵심 제조 기술인 연구실 자동화 기반 바이오파운드리 기술의 경제적 효율성을 정량화할 수 있는 실험가격지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 및 생명공학에 사용되는 연구 재료비와 인건비, 실험을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실험시간을 샘플의 수에 대한 기하평균으로 실험가격지수를 수치화함으로써 고가의 자동화 로봇을 이용한 대규모 합성생물학 실험을 경제적으로 설계하고 수행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파운드리를 구축한 CJ제일제당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발효 및 정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 파운드리 시설을 도입하고 균주 개발 및 생산공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연구개발 과정을 효율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국으로 파운드리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주시가 목표로 한 첨단의료기기 파운드리 구축을 위해서는 △타겟팅 △전문인력 확보 △자동화 공정 연관 기관과의 협력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시는 전북대 구정문 일원이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되는 것과 연계해 의료기기 맞춤형 클린룸 및 제조 공정 자동화 구축을 골자로 한 '레드바이오 아이콘 스페이스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등 타지역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카테터와 스텐트 등 중재의료기기의 파운드리 구축도 병행할 계획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산업 육성은 타지역과의 차별화가 중요한 만큼 바이오산업도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분야를 찾아 전주의 강점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 지원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사업 등 첨단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