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 평균기온 상승폭 '1.5도'가 사상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2024년에 한계(1.5도)를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1.5도'는 화석 연료가 사용되기 전인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한 평균기온 상승폭 마지노선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1.5도 이상으로 상승하게 되면 가뭄, 폭염, 재앙적인 해수면 상승 등 연쇄적인 기후 재앙이 인간의 적응 능력을 초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막기 위해 노력하기로 협약했다.
코페르니쿠스 연구소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남은 기간 0도에 가까운 이상기온이 이어지지 않는 이상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기온 상승 폭은 1.55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48도로 마지노선에 근접한데 이어, 일년 만에 1.5도를 사상 처음으로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소는 1.5도 목표는 장기간 평균이기 때문에 올해 수치만으로 기후협약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간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환경 전문가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로 임기 동안 파리 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켰고, 두 번째 임기에서도 다시 탈퇴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기 때문에 내년 그의 임기가 시작되면 미국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싱크탱크 ECCO의 기후 외교 전략가인 알렉스 스콧은 “멈출 시간이 없다”며 최근 들어 극심한 이상 기후로 사망자가 늘어나는 일을 짚어 “트럼프 행정부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제 기후 전문가인 올든 마이어 기후 싱크탱크 E3G 수석연구원은 “미국인들의 양극화로 세계 기후 협상이 흔들렸던 일로 세계는 이미 지쳐 있다”며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기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