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정부가 세웠던 세계 경제 질서가 하루아침에 흔들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대 미국 대통령에 이어 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제 경제·외교의 '게임의 룰'이 송두리째 바뀔 판이다. 국제질서 종속변수인 한국으로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변화다. 반도체는 물론 이차전지, 자동차 등 산업계는 초비상이다. 우리 수출과 경제의 핵심 산업이 힘든 4년을 보내야 한다.
트럼프 2기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회귀하게 된다. 4년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글로벌 리더로 복귀시켜 국제질서를 이끌던 것과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전망이다. 당장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양국간 줄타기를 해야하는 한국 정부와 기업으로서는 어려운 시대를 맞이할 판이다.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공언했듯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기하면 한국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국제 공공재를 공급해온 미국 역할이 축소되며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 동맹도 사실상 파국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협력 체계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우리 산업과 경제에 미칠 파급은 크다.
특히 미국 칩스법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보조금을 받은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총 10조원 규모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이들 보조금은 실제 공장이 설립되는 단계에 따라 받아 언제든지 축소 폐지될 수 있다.
여기에 IRA 무력화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기, 미국에서 생산 판매한 배터리셀과 모듈에 대한 세제 혜택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까지 축소·무력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국내 전기차는 물론 이차전지 기업은 전기차 캐즘에 더해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미 우리는 8년전 트럼프 정부를 상대한 경험과 기억을 갖췄다. 그 때의 부족했던 점을 이제 제대로 복기해야 한다.
새 질서를 허둥지둥 쫒기보다 능동적으로 역할을 찾는 자세가 절실하다. 근거없는 낙관론이나 중간자적 태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내년 1월 20일 시작할 트럼프 정부는 오직 국익을 중심으로 모든 외교·경제 정책을 앞세울 것이다. 우리도 오직 국익을 중심에 둔 냉철한 판단과 선택이 필요하다. 정부도 당장 피해가 예상되는 핵심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산업 진흥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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