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림·제주 바다 '선형동물' 신종 4종 발견…“DNA 메타바코딩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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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이 발견한 신종 선형동물 4종. 사진 출처 : 신종 선형동물 현황

국내 연구진이 디옥시리보핵산(DNA) 메타바코딩 기법으로 강원도 산림, 제주도 바닷속 퇴적물에서 신종 선형동물 4종을 발견했다. 토양의 세균을 먹이로 삼아 식물 생육을 돕고, 환경집표생물종으로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 산림과 바다에서 채취한 시료의 유전정보를 DNA 메타바코딩 기법으로 분석해 △프리스마토라이무스속(Prismatolaimus) △사이토라이무스속(Cytholaimus) △트리레프티움속(Trileptium) △크로마도리나속(Chromadorina) 등 신종 선형동물 4종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선형동물 다양성 연구사업을 올해 처음 시작한 국립생물자원관은 대량 확보된 DNA 염기서열을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생물종의 다양성을 밝히는 '메타바코딩' 방법으로 신종들을 발견했다. 선형동물은 지구상에 모든 지역과 대부분의 생물 체내에도 서식하며 몸길이가 수백㎛에서 수m까지 다양하며 실 모양의 형태적 특징이 있다. 때문에 생물의 분류학상 '위치' '종' 정보를 바르게 확인하는 동정 작업이 까다로워 다른 분류군들에 비해 밝혀진 종이 매우 적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채집, 배양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생물조직 일부분만 남아 있어도 다양성을 파악할 수 있는 DNA 메타바코딩 기법을 선형동물 연구에 처음 적용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신종 존재를 확인했다.

프리스마토라이무스류에 속한 신종 선충은 강원도 산림에서 발견됐으며, 토양의 세균을 먹이로 삼아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질소를 공급하는 유익한 선형동물이다.

제주 바닷속 퇴적물에서 발견된 나머지 신종 3종은 서식지의 오염정도를 판정할 수 있는 환경지표생물종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양 선형동물은 유류오염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해양생태계의 건강성 평가에 활용된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소동물을 대상으로 DNA 메타바코딩 기법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다양한 분류군을 대상으로 추가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선형동물 관련 국제학술지인 미국선충학회지 12월호에 개재될 예정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