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최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차세대 사업 '원점' 재추진…의료IT 업계 '들썩'

중부권 최대 규모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 사업자를 다시 선정한다. 기존 사업자와 상호합의로 계약 해지하면서 원점 재추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800병상이 넘는 대형 병원인데다 '제2병원' 건립에 따른 추가 수주까지 노릴 수 있어 의료IT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휴니버스글로벌과 지난 3월 체결한 차세대 HIS 구축 사업 계약을 합의 하에 해지했다. 아직 행정·재무적인 절차가 일부 남아있지만, 계약금은 반환하고 공급한 하드웨어(HW)는 병원이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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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전경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현재 사용 중인 전자의무기록(EMR)을 2011년에 구축해 기능 개선 요구가 큰데다 HW 노후화까지 겹쳐 2022년부터 차세대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 HIS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올해 3월 휴니버스글로벌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사업 개시 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휴니버스글로벌은 사업 범위, 투입 인력, 과업 내용 등에서 이견을 보였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하면서 최종 계약해지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뒤 어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장은 병원 관계자들에게 “이런 소식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더 나은 시스템 구축으로 나갔으면 한다”면서 “사업 연속성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업체를 선정해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다시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새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작성, 이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HW를 제외하고 소프트웨어(SW) 개발만 진행하되 세부 과업과 범위는 논의 중이다. 사업규모는 100억~120억원 사이가 유력하다.

의료IT 업계는 올해 대형사업 기근이 이어진 가운데 발주된 100억대 프로젝트여서 높은 관심을 보인다. 853병상의 중부권 최대 규모 상급종합병원이고, 원주시에 제2병원 건립까지 추진해 추가 수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이번 사업이 중도해지 후 진행되는 만큼 규모 있는 기업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되 지체 기간을 상쇄할 신속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참여 후보로는 이지케어텍과 평화이즈가 거론된다. 두 업체는 중·대형 병원 차세대 사업을 주도하는 만큼 병원에서도 적극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케어텍과 평화이즈 역시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만 수행 여력을 두고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이지케어텍은 현재 중앙보훈병원, 국립소방병원 등을, 평화이즈도 대자인병원 차세대 사업을 수행 중이다. 여기에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대병원 차세대 사업도 연말께 공고 예정인 상황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투입할 자원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삼성SDS, 엠투아이티 등이 빈틈을 노려 수주전에 참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차세대 사업은 병원 규모나 분원에 따른 추가 수주 기회까지 고려하면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다만 다른 병원 차세대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인데다 연말 부산대병원 차세대 사업까지 본격화되면 입찰 참여 기업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