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 점점 줄어들듯이 참새도 노년기에 친구가 줄어들고 함께 지낼 친구를 더욱 까다롭게 고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전문매체 어스닷컴에 따르면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줄리아 슈뢰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브리스톨 해협에 있는 런디 섬에서 고립된 참새 개체군을 연구한 결과를 28일 영국 왕립학회 생물학 저널((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에 개제했다.
런디 섬의 참새들은 밖으로 떠나거나 새로운 개체가 유입되지 않는 고립된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섬에 사는 참새들의 나이와 번식 성공률, 사회적 네트워크 등을 25년 동안 관찰했다.
이 섬의 참새는 나이가 많을수록 친구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번식이라는 '진화적 압력'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린 새는 다른 개체와 친밀할수록 오래 생존하고 더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지만 나이 든 새는 그렇지 않다”고 추측했다.
슈뢰더 박사는 “어릴 때 친구를 사귀면 '진화적 이점'을 얻지만, 일단 번식을 하고 나면 다른 새에 대한 적대적 행동이 '진화적 비용'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 매커니즘은 인간에게도 작용할 수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경향이 줄어드는 것과 같다”며 “같은 나이의 잠재적 친구가 없다는 점까지 더해지면, 노인의 외로움 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동 연구 저자인 제이미 더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새도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네트워크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시사하는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