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까지 국정감사가 마무리된다. 이번 국감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대 이슈는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당성과 책임 공방이었다. 정부의 무리한 추진에 환자 불편은 커져만 가고, 늘어난 의대생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지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의료개혁을 진두지휘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실무를 책임진 박민수 제2차관에 사실상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교체설이 또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2025년도 예산이 확정된 데다 국감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당정에선 의정 갈등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의료계가 줄기차게 요구한 장·차관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조 장관은 2022년 10월 취임해 딱 2년을 채웠다. 지난 6월 개각에서도 교체 예상이 있었지만 유임되면서 의료개혁 완수 임무가 명확해졌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여당에서도 책임있는 사람의 교체로 의료계와 대화 물꼬를 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집권 후 최저 지지율까지 떨어진 윤석열 정권의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흘려들을 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교체 대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자리도 거론된다는 점에서 복지부 리더십의 연쇄 이동설도 제기된다. 의료계가 조 장관과 함께 줄기차게 경질을 요구한 박 차관을 식약처장으로 임명하고, 의료계와 갈등 봉합에 나설 인물을 제2차관으로 둔다는 소문이다.
의정 갈등으로 번아웃 지경에 이른 복지부 직원들은 또 다시 장·차관 교체설에 어수선하다.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인적 쇄신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단순 국면 전환을 위한 리더십 교체는 내부 혼란과 업무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