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점 하회 정제마진·변동성 큰 국제유가…정유업계 가을은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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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유업계 수익성의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의 변동성마저 커져 정유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달러선까지 내려간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최저점 수준이다. 경기침체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어 정제마진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동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며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77.1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3.5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브랜트유의 경우 전날 80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하루만에 70달러 후반으로 하락했고 WTI도 전날과 비교해 3.57달러 떨어졌다.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한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했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 협상 가능성이 대두되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 가능성이 있어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이란이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20%가 드나드는 핵심 해상 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가 또 다시 크게 오를 수 있다.

정유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재고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정제마진에는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 가격이 저점인 상황에서 원유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정제마진이 악화되는 것이다.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제품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락한 정제마진과 변동성이 큰 국제유가 등으로 인해 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3분기 각각 3203억원, 2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3%, 74.9% 하락한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크면 정제마진은 예측하기 더욱 어렵게 된다”면서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변동성과 정제마진의 하락으로 정유업계의 3,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