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증가세를 보이던 주요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이 2분기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가계 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부동산 등 실물자산 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3조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의 26조2000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즉, 여유자금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특히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2분기 순자금운용액이 크게 줄었다. 직전 분기 77조6000억원에서 41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가계 소득이 직전 분기 대비 3.1% 감소했지만 개인의 주택 순취득은 약 2000호 가량 증가한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조달 규모가 1조4000억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확대됐고, 금융기관 예치금 중심으로 운용 규모가 줄었다. 직전 분기 58조6000억원에 달했던 예치금은 21조8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비금융법인은 순조달규모가 1조6000억원에서 23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이 순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고정자산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조달 방식은 주로 기존 채권을 상환하는 대신 금융기관 차입을 늘렸다. 2분기 비금융법인의 금융기관 차입액은 2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지출은 크게 줄었다.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의 50조5000억원 규모 순조달규모에서 1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 정부 총지출이 직전 분기 212조2000억원에서 159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2분기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은 307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65조4000억원 증가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