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 맨 KMW, 글로벌 R&D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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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통신장비업체 케이엠더블유(KMW)가 고강도 비용 지출 효율화와 R&D(연구개발)투자를 병행한다. 세계 주요 통신사들의 5G 투자 수요 축소로 인한 '보릿고개'를 넘는 동시에, 미래 상용화될 6G 기회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MW는 생산 비용 최소화와 선도 기술 유지라는 목표를 두고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돌입했다. 대규모 사업 재편과 제조 원가 절감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KMW는 우선 지난 8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직서를 요청하는 등의 고강도 인력 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달 말 사직서를 제출한 인력을 일괄 퇴직 처리하고, 제출하지 않은 일부 직원들을 새로운 부서로 이동시켰다.

유성현 KMW 경영 총괄 사장은 “5G 어드밴스드 상용화 투자 확대, 주파수 추가 할당 등의 모멘텀이 오기 전까지 고정비를 줄이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조직 슬림화는 모멘텀이 올 때까지 회사가 버틸 수 있는 사업적, 재무적 체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R&D 및 제조원가 절감을 통한 비용 효율화도 꾀한다. 김덕용 회장이 직접 해외 사업장을 돌며 R&D 연구와 제조 원가 절감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현재 베트남과 중국, 일본 등 KMW의 통신장비 제품 제조 및 상용 R&D를 주도하는 곳들을 돌면서 생산 원가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에릭슨과 노키아 등 기존 해외 거래선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파트너십을 다지고 있다.

KMW는 무선통신 기지국에 납품하는 무선주파수(RF)와 스포츠 조명·실외조명 등을 생산·판매하는 LED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과거 5G 상용화 시기이던 2019년 매출 6800억원, 시가총액 3조원을 기록하며 '대형 통신 장비사'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통신사들의 5G 설비투자가 마무리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MW 작년 매출은 1001억원, 영업손실액은 6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적자는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KMW의 고강도 사업 조정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동통신3사의 네트워크 투자 수요가 늘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데다 산업 '슈퍼 사이클'로 전망되는 6G 상용화도 5년 후에나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서 이통3사 5G 주파수 할당 내용이 전부 제외됐다. 현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 모두 5G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유 사장은 “통신 업계가 활성화될 시기에 대비해 기술력을 유지하고 선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R&D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현재 위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황이 워낙 망가진 상황이지만, 산업 사이클이 재개될 때까지 내실을 다지겠다”라고 강조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