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Net-Zero) 목표 달성 관점에서 보면 기존 3G 통신망 종료를 앞당기는 것이 좋습니다.”
스티븐 무어 GSMA 기후 행동 대표는 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라운드테이블에서 “3G 네트워크 종료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3G 네트워크 종료는 글로벌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은 3G 서비스를 종료했다. 유럽과 일본 통신사들도 순차적으로 3G서비스를 종료하고 있다.
GSMA는 3G 종료가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독일에서 이동통신사업을 전개하는 텔레포니카는 2021년 3G망을 종료하면서 연간 60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체 에너지의 8%에 해당하는 절감량이다. 스티븐 무어 대표는 “2G와 3G, 4G, 5G 기지국을 별도 운영하는 이동통신사들이 2G와 3G기지국을 폐쇄했을 때 에너지 사용량을 40%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3G 종료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3G주파수 만료일은 2026년 12월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서 3G 조기 종료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3G 휴대폰 회선 수는 59만4550개다.
국내 3G 기지국이 철수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기지국을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는 약 28만개의 3G 기지국이 운영 중이다. 스티븐 무어 대표는 “기지국에서 나오는 여러 자재들을 소각하지 않고 최대한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원재료나 재료들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특정 국가에서는 더 이상 쓰지 않지만 필요로 하는 다른 국가에서 재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이동통신사업자의 넷제로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무어 대표는 “사업자가 재생에너지에 쉽게 접근하고, 구매해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면서 “그래야 네트워크 탈탄소화가 가능하고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GSMA는 3G 종료 방법론에 있어서는 이용자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기존 통신망을 폐쇄할 경우, 네트워크 사업자와 정부 부처 간에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중요한 점은 이전 세대 통신망을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일단 파악해야하는 것이며, 사용처가 파악되면 정부와 논의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크로의 전환과 소비자 보호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