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생중계하던 美 기상캐스터, 돌연 입수… “차에 갇힌 여성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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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폭우 피해 현장에서 차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한 미국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 사진=폭스뉴스 캡처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helene)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피해 상황을 생중계하던 기상캐스터가 비명 소리를 듣고 차에 갇힌 여성을 구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폭스 뉴스 소속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은 104년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진 애틀란타 외곽 피치트리 크릭의 침수현장에서 홍수 피해를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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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폭우 피해 현장에서 차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한 미국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 사진=폭스뉴스 캡처

그가 침수 피해 상황을 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편에서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차 안에 갇힌 한 여성이 도움을 청하는 소리였다.

그는 여성을 향해 큰 소리로 911에 신고했으니 안심하라고 소리쳤지만, 여성의 비명은 계속됐다. 얼마 뒤 물이 빠르게 차올라 구조대를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카메라를 향해 “여성을 도울 수 있는지 보고 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여성이 갇힌 차량으로 향했다.

물은 185cm의 큰 키인 밥 딜런의 가슴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그는 침수된 차량의 문을 열고 여성을 구조한 뒤, 여성을 등에 업고 물 밖으로 나왔다. 이날 그가 사람을 구조하는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전파를 탔다.

반 딜런은 폭스 뉴스 모닝쇼에서 “여성은 차 안에 묶인 상황이었고, 물이 목까지 차오른 상태였다”면서 “급류 문제보다도 수온이 섭씨 26도이기 때문에 우려됐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은 추위로 떨고 있었기 때문에 내 셔츠를 건넸다. 20분 후쯤 구급대가 도착해 다른 구조 작업을 이어갔고, 방금 여성의 남편이 도착했다”고 상황을 전한 그는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편,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은 지난 26일 오후 11시 10분쯤 플로리다 남서쪽에서 발생해 내륙으로 이동하며 미국 남동부 전역을 휩쓸었다. 한때 4등급까지 규모를 키웠다가 이후 열대성 폭풍으로 하향조정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헐린으로 인해 최소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