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에 인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 1위 쿠팡이 인력을 꾸준히 확충하는 반면 후발주자들은 체질 개선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전념하고 있어서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시장 재편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같은 양상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국내 주요 e커머스 사업자(네이버쇼핑 제외) 중 직원 수가 늘어난 업체는 쿠팡이 유일하다. 업계 2~6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경쟁사는 모두 직원 수가 줄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SSG닷컴이다. 지난달 15일 기준 SSG닷컴 직원 수는 2568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8명이 줄었다. 같은 신세계 계열 e커머스 G마켓도 1019명으로 52명이 줄었다.
희망 퇴직을 단행한 11번가도 직원 수가 1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1번가 직원 수는 976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7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컬리와 롯데온 직원 수는 2650명, 864명으로 각각 86명, 66명이 감소했다.
미정산 사태를 야기한 티메프도 직원 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달 15일 기준 티몬 직원 수는 372명, 위메프 직원 수는 262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80여 명이 줄었다. 쿠팡을 제외한 7개사 퇴사자 수를 합치면 1000명이 넘는다.
반면 쿠팡 본사 직원 수는 1년 새 1800여 명이 늘었다. 지난달 기준 쿠팡 직원 수는 1만985명으로 집계됐다. 쿠팡페이, 쿠팡이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CLS) 등 직원 수를 합치면 약 8만명으로 1년 새 2만3000여 명이 증가했다. 국내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지난달 기준 84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양상은 독주 체제를 구축한 쿠팡의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한 쿠팡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경쟁사들은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비효율 줄이기에 전념하고 있다. 11번가, 롯데온은 본사 사옥을 이전했고 SSG닷컴도 내년 상반기 강남에서 영등포로 사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각 사 경영 방침이 엇갈리는 만큼 이같은 인력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메프 직원들의 추가 이탈도 예고돼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 사이 티메프 국민연금 상실가입자(퇴사자)수는 각각 180명, 177명이다. 희망 퇴직을 단행한 인터파크커머스도 49명의 퇴사자가 발생했으며 큐텐 소속 지원 계열사인 큐텐테크놀로지도 287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회생 절차가 본격화된 만큼 퇴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