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과거 우후죽순 이커머스 시장이 열리던 때처럼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사업 성과가 예상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통합하거나 정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롯데지주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사업성, 앞으로 변화 트렌드, 타 계열사와 시너지 등을 중심으로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10월 테라젠바이오와 함께 '테라젠헬스'를 설립해 개인 맞춤형 유전자 소비자 대상 직접시행(DTC)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마크로젠 젠톡, 뱅크샐러드 유전자 검사 등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서 성과가 크게 나오지 않았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롯데지주에서 헬스케어를 정리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2022년 4월 설립돼 2023년 '캐즐'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 국민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이 되겠다며 올해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뛰었으나 시장의 큰 호응은 받지 못했다. 롯데는 롯데헬스케어 초기 출자금으로 7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엔 롯데지주 증자로 500억원을 추가 증자를 결정했고 300억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올해 추가 투자 계획이었으나 아직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롯데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8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약 229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은 두 자릿 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 블루앤트는 비대면 진료·앱 루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라케어'를 KB헬스케어에 매각했다. 올라케어는 헬스케어 루틴 서비스를 표방했으나 가입자 확대 등이 수월하지 않았다. 또 이미 닥터나우, 솔닥, 나만의닥터 등이 자리 잡은 비대면 진료 시장에서도 후발주자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주주 중 한 곳인 KB헬스케어로 넘어갔다.
현재 건강관리를 표방하며 바이오 헬스케어에 진출한 업체는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 GC케어 어떠케어, 라이프시맨틱스 파프리카케어, 닥터다이어리, KB오케어 등이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