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직원 채용한다고?”… 日 '성격검사' 신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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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검사가 일본에서도 유행하는 가운데 직원 채용에서 하나의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온라인 MBTI 검사가 일본에서도 유행하는 가운데 직원 채용에서 하나의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도야마현은 지난 6월 이직을 고민하는 사회인 대상 온라인 세미나에서 자기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16퍼스널리티즈(16Personalities)'라는 무료 MBTI 검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해당 서비스는 10분 정도 객관식 질문에 답하면 성격을 16가지로 나눈 결과를 보여주며, 한국에서도 대부분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일본에는 직원을 구하는 사람과 직장을 구하는 사람이 서로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며 구직자의 MBTI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구인용 웹사이트도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서는 특정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은 직장에서 채용하지 않는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아사히는 “이런 '차별'은 (과거) 혈액형에 따른 성격 진단에서도 나타났다”며 “1990년대부터 B형과 AB형인 사람은 '옆에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다른 혈액형보다 많이 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MBTI는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브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1960년대부터 개발된 성격 검사 도구로, 개발자 이름을 딴 '마이어스-브릭스 타입 지표'의 영어 머리글자가 MBTI다.

일본 MBTI협회는 이 서비스에 대해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MBTI를 흉내 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인 오사카 대학 미우라 아사코 교수는 “MBTI는 과거 유행했던 혈액형 진단과 마찬가지로 '의도적으로 상대를 흐릿하게 보는 도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재미일 뿐이라면 상관없지만, 취업 등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해상도를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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