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불법복제 만연' 대학 출판 시장 구원투수로 전면 부상…교보문고부터 '스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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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교재 전문 전자책 플랫폼 '스콘(SCONN)'. 사진=스콘

대학교재 시장이 디지털 시대의 거센 파도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불법 복제된 PDF 교재가 대학가를 휩쓸면서 출판사들이 매출 급감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3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지난해 대학생 및 대학원생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1.9%가 불법 복제된 전자 스캔본 교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사용하는 불법 스캔본 교재의 수는 평균 3권에 달했으며, 이메일, USB, SNS 등을 통해 손쉽게 공유되고 있다. 불법 복제가 대학가에 만연한 상황에서 출판사들은 도서 판매 급감으로 양질의 교재 개발을 위한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대학가에서 불법 복제를 정당화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 종이책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다. 필기 기능이 부재한 기존의 전자책은 학생들에게 외면받았고,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종이책을 스캔해 PDF 파일로 변환한 후 유료 노트필기 앱에서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하나는 교재 가격에 대한 부담이다. 한 학기 교재비가 평균 8만 원에 이르지만,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큰 학생들은 저렴한 불법 복제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자책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전통적인 종이책 유통 시장의 강자인 교보문고와 YES24의 경우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전자책 서비스를 운영해왔지만, 필기 기능의 부재 등의 이슈로 교재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대학생들의 디지털 학습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달아 전자책 뷰어에 필기 기능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교재 시장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스콘(SCONN)'은 학습 교재 전문 전자책 플랫폼으로 노트필기 앱 플렉슬의 모든 유료 기능을 스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에게 최적의 디지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스콘은 이미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YBM, 에듀윌 등 주요 교육기업의 전자책을 유통하며 학습 교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생들의 교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학 총학생회와 협력하여 특정 기간 동안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대여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정가 대비 최대 반값에 제공되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책의 도입은 대학 출판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이다. 출판사들은 보안 기술을 통해 무분별한 불법 복제를 방지할 수 있으며, 종이책 제작에 필요한 고정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이익률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전자책은 개정판 발간이나 정오사항 수정이 용이해 최신 정보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대학생들에게도 새로운 학습 방식을 제안해 무거운 종이책 대신 가볍게 휴대할 수 있으며, 필기, 하이라이트,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디지털 학습 도구가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전자책이 불법 복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습 경험을 제공하면서 대학 출판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