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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팔크 독일게임산업협회 전무이사(사진:게임스컴)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문화예술과 콘텐츠의 힘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본지는 'K게임 명예혁명' 시리즈를 통해 게임이 가진 예술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조명한다.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4'를 공동 주관한 펠릭스 팔크 독일게임산업협회 이사를 만나 유럽에서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 현황, 한국 게임사 글로벌 진출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게임스컴 2024 주요 성과는.

▲올해 게임스컴은 1400개 이상 게임 관련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화 성과도 크게 향상돼 부스가 마련된 국가관 수는 37개국에서 48개국으로 다시 한 번 신기록을 세웠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온라인 도달 범위다. 쇼 프로그램 온라인 시청자 수는 개막 후 4일만에 3억10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게임 과몰입과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게임 이용장애가 WHO의 ICD-11 목록에 포함되면서 독일에서도 곧 공식적인 정신 건강 상태로 간주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결정은 과학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쇼핑이나 소셜 미디어 과몰입 등 유사한 이용장애가 존재하지만 이를 모두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게임 이용장애를 겪는 이들이 불안 장애나 우울증 같은 공존질환을 함께 겪는다는 점 또한 관찰됐다.

-독일 게임산업협회는 게임 이용장애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사람들이 자신의 게임 소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때 충분한 치료 옵션이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객관적 연구를 통해 게임 이용장애와 다른 정신 질환 인과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는 자칫 게임 소비를 병리화로 낙인 찍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올해 게임스컴에 참여한 한국 게임사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에서 성공적인 게임이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 전시 부스는 게임스컴 참관객이 꼭 찾는 인기 장소다. 게임스컴은 자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전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기업이 글로벌 업계 및 커뮤니티와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한국 게임 산업은 글로벌 게임 문화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산이다.

- 한국 게임사가 독일 및 유럽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는.

▲성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 좋은 마케팅, 약간의 행운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게임이 필요하다. 독일 게이머는 아시아에서 온 게임이나 아시아 배경의 게임에 매우 관심이 많다. 단순히 게임뿐 아니라 팝 문화 전반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점점 더 많은 독일 사람이 일본 만화나 K팝의 팬이 되고 있다. 한국 게임사가 유럽이나 독일과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게임스컴 2024에서 확인된 최신 글로벌 게임 산업 트렌드가 있다면.

▲모바일 게임의 엄청난 성공이 계속되고 있다. 유명 PC·콘솔 게임 브랜드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진출하고 있다. 동시에 PC와 콘솔에서도 이용 가능한 모바일 게임이 점점 더 많이 출시되는 추세다. 아울러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플랫폼 독점 게임이 줄어들며 모든 플랫폼에서의 크로스 플레이가 증가하는 점도 지켜볼만 하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