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보험대리점(GA)은 설계사 영입시 지급한 정착지원금 총액을 분기마다 공시해야 한다. 보험개혁회의와 GA업계가 과도한 설계사 영입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GA협회)는 'GA 보험설계사 정착지원금 운영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모범규준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도로 출범해 운영되고 있는 보험개혁회의 추진과제 중 하나다. 앞서 금감원은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과 고수수료 상품 위주 판매 관행이 GA업계에 만연해 있다고 꼬집으며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강조한 바 있다.
정착지원금은 GA가 타 법인 소속 설계사를 영입할 때 설계사에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이직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소득 손실을 보전하는 의미로 보험영업 관행상 인정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최근 GA업계엔 정착지원금 명목으로 직전 연봉의 100~200% 이상 고액을 제시하는 등 타 대리점 설계사를 흡수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GA협회를 중심으로 업계 의견을 수렴해 모범규준이 제정됐다. 모범규준은 설계사 100명 이상 보험대리점에 적용되며, 해당되는 보험대리점은 △지원금 지급 대상 기준 △지원금 산정·지급·환수 기준 △지원금 운영현황 모니터링 등을 포함한 정착지원금 운영 규정을 자체적으로 구축·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GA가 정착지원금 지급 대상 설계사를 위촉할 땐 위촉 계약서와 별개로 정착지원금 지급 관련 계약서를 추가로 작성토록 규정했다. GA는 계약서 작성시 설계사에게 관련 기준을 명확히 안내해야 하며, 향후 환수 등 정착지원금에 패널티가 부여되는 경우 해당 사실을 메시지나 전화 등으로 즉시 알려야 한다.
환수 기준은 설계사별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율, 민원발생률 등을 고려해 설정될 전망이다. 각 대리점은 분기별로 정착지원금 환수가 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점검하게 된다.
특히 모범규준엔 GA가 분기별로 정착지원금 운영 내역을 보험대리점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GA별 스카우트 비용 지출 금액이 공개되면 시장감시 기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원금 관련 공시 항목으로는 지급 총액, 선지급률, 수령 설계사 정착률, 미환수율 등이 담겼다. 선지급률은 분기 총 정착지원금에서 위촉한 달 설계사 지급된 금액의 비중이며, 미환수율은 정착지원금 환수대상액 중 환수되지 않은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사실상 GA가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들인 비용과 위촉 이후 관리까지 모두 점검할 수 있게 됐다는 해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경쟁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소형사가 인력을 빼앗기게 되는 문제가 있었고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며 “비용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GA 스스로 자제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