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자폭 무인기(드론)를 공개한 가운데, 성능 시험장에서 현장을 지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만족감을 드러냈다.
26일 조선중앙통신(KCNA)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은 김 위원장은 최근 개발한 무인기의 타격시험을 지도했다.
아이보리색 빵모자를 쓰고 참석한 김 위원장은 쌍안경을 통해 무인기가 탱크 형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자폭 무인기는 모자이크한 상태로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전략 정찰 및 다목적 공격용 무인기 외에도 자폭 무인기를 더 많이 개발하고 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KCNA는 이날 시험한 모든 무인기가 사전 설정된 여러 경로를 따라서 비행한 후 지정된 목표물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파괴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드론 개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공개된 사진 속 자폭 드론이 이스라엘의 '하롭', '히어로 30', 러시아의 '랜싯-3'과 유사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기술에 이란이 해킹 및 도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이를 러시아에 전달, 러시아는 이를 북한에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드론 전문가인 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정책연구소 교수는 “하롭과 비슷하게 생긴 이 자폭 드론은 1000km(600마일) 이상을 날 수 있다”며 이는 한국 안보의 중대한 위협이라고 짚었다.
조 교수는 “북한은 전술적 수준에서 전략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며 “도발이나 국제 분쟁이 발생하면 한국군은 필연적으로 이 자폭 드론들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