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브이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497건에 불과한 투자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32%나 줄어들었으며, 투자 금액도 19.5% 감소해 2조6461억원에 그쳤다. 특히 초기 단계의 투자 건수는 2022년 993건에서 2023년 599건, 올해에는 376건으로 줄어드는 등 심각한 위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 대구 스타트업 A사가 최근 투자사 B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이슈가 됐다. A사는 2018년 B투자사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로 IPO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법원은 A사가 최선을 다했음을 인정하며 승소를 이끌어냈지만,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여전히 크다.
이처럼 불확실한 투자 환경 속에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이하 AC)들이 각자 방법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 후속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2분기 동안에만 필자가 경영하는 씨엔티테크도 9곳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후속투자를 집행하며, 총 2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년간 전체 투자규모가 160억원 이상임을 감안할 때 후속투자는 올해 8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전체 투자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로, 투자혹한기를 극복하고 사업 확장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팀와이퍼와 테라파이와 같은 기업들은 사업 규모 확대와 마케팅을 위한 운영 자금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씨엔티테크의 후속투자는 이러한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애쓰지마는 유료 서비스 전환을 위한 운영 자금을 지원받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외에 많은 AC들이 투자혹한기 극복을 위한 지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퓨처플레이도 후속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AC는 초기 투자 후 성장하는 스타트업 후속투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스타트업 업사이드를 적극 추구하는 동맹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후속 투자를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 셈이다. 퓨처플레이의 스타트업에 대한 시드투자 이후 후속투자 규모는 2019년 약 11억40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이후에는 매년 100억원 이상 후속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도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이내에 후속투자를 단행하는 사례가 많았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 혹한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AC들의 이러한 행보는 '데스밸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AC는 단순히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필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포트폴리오 기업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AC로서 책임을 다하는 길이기도 하다.
AC들의 적극적 후속투자는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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