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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주요 자동차 관련 기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는 포화되는 자동차 시장과 소비자 수요에 맞는 차량 생산이라는 키워드를 읽을 수 있다. 상반기 현대차·기아는 판매량 361만6000대로 3위, 영업이익 14조9059억원으로 3위, 영업이익률 10.7%로 1위를 기록하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 현대차·기아는 2분기 호실적 요인으로 고가 차량 판매, 환율 효과, 원자재비 감소 등을 들었다. 판매량과 영업이익 1·2위는 토요타와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이 기간 토요타는 인증 부정 문제로 인한 생산 중단, 중국 판매 감소 등으로 판매량이 감소했으며, 폭스바겐은 중국 판매가 19%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주요 완성차의 중국 시장 판매 감소가 핵심 이슈가 됐다. 중국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으로 기존 자동차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은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일본·독일 브랜드가 각각 22.2%, 14.7%, 6.8%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마크라인은 미국 시장에서 상반기 판매량이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시장과 미국 시장 모두 하반기에는 시장 침체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국 시장에서 주요 자동차의 판매 급감으로 하반기 현대차·기아와 토요타, 폭스바겐의 판매량 차이가 줄어들고 영업이익에서는 폭스바겐을 제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동안 성장해온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차량 판매 감소로 인한 시장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주요 5개 회사의 2분기 매출은 인피니언, NXP·ST마이크로·TI·르네사스 등 업체별 전년 대비 각각 -9%, -5%, -25.3%, -16%, -2.7% 실적을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 실적 감소에서도 향후 자동차 시장 둔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공급 초과에 따른 시장 둔화가 예상된다. 공급 부족에 따른 '만들면 팔리는 시대'에서 다시 예전 공급 초과로 인한 '잘 만든 차량만 팔리는 시대'로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조사기업 JD파워 여러 평가 지수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앞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최근 JD파워 조사에서 상품성만족도지수(APEAL), 신차평가지수(IQS), 기술경험지수(TXI) 등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올해 APEAL 지수 기아 3위, 현대차 4위, IQS 지수 현대 3위, 기아 4위, 지난해 TXI 지수 제네시스 1위, 현대 2위, 기아 6위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완성차가 APEAL 지수에서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참고할만 하다. 다만 차량 내구성 지수(VDS)에서는 기아 8위, 현대 13위로 중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공급 초과에 따른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차량·생산·품질·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의 효과적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도시화, 개인화·수익성을 고려한 고급차 판매 전략 강화, 스마트 팩토리 등 생산 기술을 통한 생산 단가 인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활성화에 따른 서비스 구독 강화, 친환경차 강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 투자 등이 주요 방향으로 꼽히고 있다.

서비스 측면으로 테슬라 2분기 실적에서 차량 매출은 7% 감소했지만 서비스 매출이 21% 증가한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테슬라 스트리밍, 멀티미디어, 편의기능, 자율주행 등 주요 구독 서비스와 같이 향후 SDV에 따른 서비스 시장 성장도 중요 이슈가 되고있다. 코로나 이후 지난 해까지 공급 부족을 겪었던 자동차 시장은 올해를 지나면서 성장 정체 및 시장 둔화를 겪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앞으로 신기술 투자, 소비자 수요에 맞춘 차량 설계, 생산 가격 절감, 다양한 서비스 구독 강화 등 전략으로 관련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