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HBM 제동 검토…하이닉스·삼성 영향 우려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추가 제재 조치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중국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치를 이르면 이달 말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고 방침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HBM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공급을 주도하는 제품이어서 실제 제동이 가해질 경우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맞물려 AI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AI 기술 역량을 갖지 못하도록 GPU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뿐 아니라 첨단 파운드리 공정 및 장비를 이용하지 못하게 제약을 가해왔다.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HBM까지 추가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기술 특성상 고성능 메모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AI 구현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중국도 자체적인 HBM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HBM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다. CXMT 반도체 공장이 있는 베이징과 허페이에 HBM 라인이 마련되고 있다. 〈본지 2024년 7월 29일자 1면 참조〉

미국은 해외 기업이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 기술이 사용됐다면 수출을 금지할 수 있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실제 제재 시 이 규칙을 근거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동참을 요구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만들 때 미국산 설계툴이나 장비 등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에서는 삼성전자 HBM2가 가장 널리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 공식 발표가 난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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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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