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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국내 통신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통신요금 인하라는 단순한 시각보다는 미래 기술 관점에서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규제정책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진흥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상임 장관 후보자는 1일 본지와 통화에서 “정부가 기업에 계속 가격(통신비)을 낮추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통신비를 더 낮춰서 통신 3사가 다 경쟁력이 약화되고 채산성이 줄면 그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통신비 인하 편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 민간과 정부가 다 함께 어려운 시기를 뚫고 나가는 운명공동체로서 대한민국 미래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번 실패를 반복한 제4 이동통신 정책도 단순히 요금 측면이 아닌 미래 기술력 확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유 후보자는 “수요자가 한정된 상황에서 공급자가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취지 아래 제4이통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28㎓ 대역은 장단점이 뚜렷한 주파수로, 통신비를 낮추는 경쟁 역할로의 수요는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28㎓는 단순히 사람간 통신이 아닌 기기간 사물인터넷(IoT) 등 6G로 가기 위한 중간다리 역할로 봐야한다”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28㎓ 주파수를 일부 활용 중인 만큼, 국내 시장만이 아닌 해외 기술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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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통신강국 면모를 이어가기 위한 기업들의 ICT 인프라·기술 투자 촉진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요금 인하라는 상충되는 이해관계 속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와 중저가폰 출시 등으로 통신비 인하 정책목표가 어느정도 달성된 만큼, 앞으로는 민관이 ICT 산업 발전 관점에서 협력에 치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013년 12만2802원이던 월평균 가계 통신서비스(통신요금) 지출은 지난해 9만9948원으로 10년사이 18.6%(2만2854원) 줄었다.

유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제4이통은 국민 편익을 위해 가격을 낮춘다는 이런 단순한 결정이 아니며 국가경제 측면에서 다방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망 사용료와 관련, 국내 통신사와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사업자(CP)간 갈등에 대해서도 적극적 소통을 통해 갈등을 풀어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 후보자는 “우리 산업이 크게 위협받는 국가 명운이 달려있는 사안”이라며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에 부족한 소통을 뚫어주는게 장관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