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제조와 비제조 분야 기업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BSI 전망치가 97.1로 나타나 2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고 24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를 긍정적으로,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BSI 전망치는 지난 2022년 4월(99.1)부터 29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8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94.8)과 비제조업(99.5)이 모두 부진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88.5) 대비 6.3포인트 반등했지만 내수부진 우려로 기준선에는 못 미쳤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BSI는 지난 5월(100.0), 6월(105.9), 7월(94.1), 8월(116.7)이었다.
비제조업은 지난달 105.5로 올해 처음 기준선을 초과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
제조업 세부 업종을 살펴보면 의약품(125), 전자·통신장비(116.7), 목재·가구·종이(111.1), 식음료·담배(105.6), 일반·정밀기계와 장비(105), 석유정제·화학(103.3) 등 6개 업종은 호조 전망을 보였다.
나머지 4개 업종은 비금속 소재·제품(64.7), 섬유·의복과 가죽·신발(70), 금속과 금속가공 제품(82.1), 자동차와 기타운송장비(89.2) 순으로 낮아 제조업 경기 심리 부진을 이끌었다.
조사 부문별 BSI에서는 수출(99.2), 고용(97.6), 채산성(96.3), 자금 사정(94.7), 투자(91.5), 재고(107.2)로 2개월 연속 전 부문 업황 부진이 예측됐다. 특히 제조업 재고는 2020년 7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투자·생산의 연쇄 위축 우려가 제기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나타나지만 반도체와 조선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나머지 상당수 기업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한 재무 부담과 실적 부진 압박감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