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자율주행 센서 기술 확보

자율주행 기술 성숙도가 떨어지며 회의적인 시각이 커진다. 글로벌 완성차 제작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개발을 늦추거나 연구개발비를 줄이는 등 다양한 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서 가장 대표적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가 로보택시 운행을 멈추면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지난 10여년간 개발에 전념을 기울여 머지않아 상용화한다던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중단한다는 발표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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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자율주행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접적인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물론 관련 기술을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할 경우 향후 성공적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샤오미는 SU7이라는 높은 경쟁력을 가진 모델을 최초의 양산차로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 모델은 저렴한 가격과 품질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지향하면서 자동 주차 등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테슬라는 오는 8월 8일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강조한 로보 택시를 발표하겠다고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FSD라는 자율주행 기술이다. 현재 이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백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전담했던 미국 합작회사 모셔널에 1조2000억원이 넘는 유상 증자를 단행했다. 그 이유는 지금이 자율주행 기술을 강화해야 할 시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어떠한 센서를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시작점이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차는 레이더(RADAR) 센서, 초음파 센서, 카메라, 가장 고가인 라이다(LIDAR) 센서를 혼합해 사용한다. 센서 조합과 함께 얼마나 알고리즘을 잘 융합해 고밀도, 고해상도로 잘 판단할 수 있는가가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 자율주행 개발 기업은 강력한 라이다 센서를 활용하고 있으나, 다른 센서 대비 매우 높은 가격으로 적용에 한계가 크다. 10여년 전만 해도 라이다 센서 가격이 수천만원 이상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었다. 지속적인 개발 노력으로 현재는 가격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수백만원에 달한다.

글로벌 자율주행 연구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레이다 센서를 활용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고밀도와 고해상도를 높이는 등 완성도 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 360도를 아우르고 신호등이나 먼 거리를 확실하게 인지하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레이다 센서의 장점은 더 확실히 부각된다.

국내에서도 일부 스타트업 등이 라이다 센서와 알고리즘을 개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기술 수준은 다른 선진국 기업 대비 낮은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레이더 센서를 활용해 자율주행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센서 기술력을 확실히 확보하는 것은 제대로 된 자율주행차 개발의 시작점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pskim@daeli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