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뇌수막 전이 폐암 환자에 3세대 효적항암제 치료 효과 확인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이 뇌수막으로 전이된 환자에서 3세대 표적항암치료제 '오시머티닙'이 효과를 보였다. 하루 한 번 표준용량(80mg)만 투여하더라도 환자 치료 반응을 올리고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확인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혈액종양내과 안명주·박세훈 교수, 신경외과 이정일 교수 연구팀은 종양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호에 뇌수막 전이가 있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에서 오시머티닙의 임상적 효능을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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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안명주, 박세훈, 이정일 교수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한EGFR 변이가 있으면 1차 치료제로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를 쓴다. 보험 급여 문제로 주로 쓰는 1·2세대 TKI 억제제의 경우 내성이 잦고,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낮다 보니 뇌수막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약물 용량을 늘려 뇌혈관장벽을 넘으려는 시도가 있지만 덩달아 부작용이 커질 수 있어 한계였다.

연구팀이 3세대 TKI 억제제인 오시머티닙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당 약제는 이전 세대 보다 뇌혈관장벽 투과가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만큼 용량을 줄여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국내 6곳 의료기관에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1월 사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73명을 모집해 임상 2상 연구(BLOSSOM)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모두 EGFR 변이가 있었고, 이전에 1세대 또는 2세대 TKI 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지만 내성과 함께 뇌수막 전이가 생긴 환자들이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28일 동안 매일 80mg의 오시머티닙을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했다. 2023년 10월 기준 이들의 추적 관찰 중앙값은 15.6개월로, 15명이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뇌수막 전이가 있는 경우 기대 생존 기간이 짧으면 수 주에서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치료에 대한 반응율 역시 51.6%으로 준수했고, 병의 진행이 완화되는 정도도 81.3%였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11.2개월, 약제의 반응기간 역시 12.6개월로 확인됐다.

약물 농도를 줄인 덕분에 오시머티닙 관련 부작용을 보인 57.5%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려움증(13.7%), 발진(12.3%) 등 경미한 경우가 많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안명주 교수는 “EGFR 돌연변이가 많은 국내 폐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치료가 힘든 뇌수막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치료할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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