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안진희 화학과 교수팀이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KRICT) 박사팀과 공동으로 백신의 효능을 월등히 향상시키는 백신보조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선천성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막단백질인 톨-유사수용체(TLR)은 인간의 경우 TLR1부터 TLR10까지 알려져 있다. 그중 TLR7/8 작용제는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 질환, 암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면역 자극제다.
선천 면역을 키울 수 있는 면역증강 방식 중 하나로 TLR7/8 작용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면역 독성과 제형화에 한계가 있다. TLR7과 TLR8은 면역 자극 과정과 시간 경과에 따른 반응에 큰 차이가 있다. 각각의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작용제의 개발이 필요하지만, 구조적 유사성으로 인해 개발이 매우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TLR7에만 작용하는 선택적 작용제를 연구했다. 그 결과, TLR7에 대해 절반최대유효농도(EC50)가 17.53 nM으로 TLR8에 대한 효과에 비해 224배 높은 TLR7 작용제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작용제는 마우스 모델의 대식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효과적으로 자극했으며 생체 내에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에 대한 비강 백신 효능을 증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화합물은 체액성 및 점막 항체역가 평가 결과, 면역글로블린(IgG) 및 면역글로블린 A(IgA)의 수치를 높여 동종 및 이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또는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질병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백신보조제 후보물질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진희 교수는 “TLR7 작용제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보조제로서 유망하며, 면역 억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강력한 면역 조절제로서 장기간 활성을 지닐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은 의약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의약화학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