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4명의 후보들은 당내 주요 행사에 일제히 참석하는 등 당심 공략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 야당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는 찬반 대립각을 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대표 후보 모두가 총출동했다. 초선 의원들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공략으로 출이된다.

해당 공부모임은 대한민국 헌법 제84조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주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 대통령이 될 경우 재판이 중단되는가'에 대한 해석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현직 국회의원과 헌법학 교수, 법률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신속한 사법절차 진행을 촉구했고, 초선 의원들을 향해 심도 있는 논의도 함께 당부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사 미화원들과 오찬을 했다. 앞서 총선 참패 이후에도 당사 미화원 등과 오찬을 함께 하며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나 의원과 윤 의원은 의원총회에 참석, 당내 현안인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현역 의원인만큼, 당내 현안 문제에 적극 나서는 모습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러닝메이트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전 위원장의 '러닝 메이트'인 장동혁(재선)·박정훈(초선)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또 원 전 장관은 초선인 김민전·인요한 의원을 최고위원 러닝 메이트로 정했다.
나 의원은 지난 주말 대구·경북(TK) 단체장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했다. 앞서 러닝메이트 관련해 나 의원은 “러닝메이트 정치야말로 여의도 화술”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추미애·정청래 의원이 나오는 걸 봤을 텐데, 너무 구시대적인 면이 있다”고 했다.
이날 후보들간 한 전 위원장의 '채상병 특검법' 수정 발의 제안을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게 우리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 살리고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했으나, 다른 후보들은 일제시 반대 입장을 펼쳤다.
한 전 위원장은 앞서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색채와 양념을 다 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나 의원과 윤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까지 거론하며 이틀째 강공을 퍼부었다. 이들 외 친윤계 의원들도 한 전 위원장의 제안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가 이미 채상병 특검은 곧 대통령 탄핵이라고 여러 번 언급해왔다”며 “이러한 발언은 당내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지 않겠냐”고 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검 수용론이 내부의 혼란과 분열을 가져오고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 하지만, 더 두려운 것은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결국 국민들께 버림받는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과연 우리당을 혁신하고 재건하는 길인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성찰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