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승 삼성전자 고문 “반도체, 국가 경계 없는 산학연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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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승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고문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해 국가 간 경계 없이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물론, 학계·연구기관과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정은승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고문은 21일 경기도 성남시 한림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협력 전략' 토론회 주제발표를 맞아 “이제 반도체는 천재 몇 명이 주도해 개발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반도체는 2나노미터(㎚) 제품이 양산되고 있고 올해 인텔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TSMC 등이 1㎚급 경쟁에 돌입한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자성메모리(MRAM) 개발 사례,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개발 사례를 소개하며 산학연의 협력 중요성에 거듭 강조했다.

정 고문은 “MRAM 기술 난제를 풀기 위해 IBM과 R&D에 있어 협력하고, 관련 학회를 만들어 한국·미국·일본·유럽을 돌며 교수들과 토론을 이어갔다”며 “도쿄일렉트론(TE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참여하게 됐고 수요기업으로 퀄컴, NXP까지 합류, 결국 2016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EUV도 한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가 협력해 탄생한 결과물”이라며 “미국 사이머와 독일 트럼프·자이스 등 수많은 협력사가 함께 했고 삼성전자도 빠른 테스트 피드백을 지속 제공한 끝에 새로운 노광장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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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승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고문이 21일 경기도 성남시 한림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협력 전략' 토론회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도 지속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고문은 “파운드리 기업의 기반은 공정 기술 경쟁력으로 이는 소부장에서 나온다”며 “소부장 기업과 신뢰를 기반으로 로드맵을 공유하고 10~20년을 내다보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삼성전자가 TSMC보다 30년 늦은 2017년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는 최고의 성공을 거둔 리더들이 이끌고 있다”이라며 “이는 단기간 끝나지 않은 경쟁에서 삼성전자의 성장 가능성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정 고문은 1985년 삼성전자를 입사 시스템LSI 사업부를 거쳐 반도체연구소장, 파운드리사업부장,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인물이다.

성남=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