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를 시리에 접목하며 AI스마트폰 대열에 가세한다. 아이폰 기본 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 통화 녹음·요약 기능도 탑재한다. 애플이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이폰 첫 공개후 17년만이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번째 인공지능(AI) 기능을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로 명명한 애플 AI 기능들은 올 하반기 출시예정인 iOS 18·아이패드OS18·맥 OS 세쿼이아(Sequoia)에 탑재된다.
애플 인텔리전스 핵심은 음성 비서 '시리(Siri)'의 변화다. 한층 강화된 언어 이해 역량을 바탕으로 더욱 자연스럽고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음성비서로 진화했다. 단순 명령-응답 작업이 아닌 맥락에 맞는 대화가 가능해지고, 시리가 앱 화면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자 동의에 따라 필요한 동작 수행도 가능하다.
시리는 오픈AI의 챗GPT기능도 접목해 기능도 고도화했다. 시리에 탑재된 챗GPT는 오픈AI가 지난달 발표한 최신 버전인 GPT-4o다. GPT-4o는 기존 GPT-4 터보보다 두 배 더 빠른 AI모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인 상황·맥락과 결합해 실로 유용한 AI 역량을 제공한다”면서 “오직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라고 말했다.
페더리기 수석부사장은 이날 행사 종료 후 유명 테크 유튜버와 가진 설명회에서 챗GPT를 우선 접목한 이유와 관련, “우리는 최고로 시작하고 싶었다”며 “챗GPT는 현재 가장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 모델”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전화 앱에서 음성 녹음, 전사(텍스트 변환), 요약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새 운용체계(OS)인 iOS 18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올 하반기부터 아이폰 이용자가 통화녹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이 자사 제품에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이폰 공개 이후 처음이다. 이 기능은 통화를 마치면 AI가 요약본을 생성해 요점을 제공해준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