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기본 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 통화 녹음·요약 기능을 탑재한다. 애플이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이폰 첫 공개후 17년만이다. 〈본지 5월 28일자 2면 참조〉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앞으로 아이폰 전화 앱에서 음성 녹음, 전사(텍스트 변환), 요약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새 운용체계(OS)인 iOS 18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올 하반기부터 아이폰 이용자가 통화녹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날 공개한 자사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통화 녹음·요약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통화 중 녹음을 시작하면 수·발신자에게 자동으로 녹음 사실을 안내한다. 통화를 마치면 AI가 요약본을 생성해 요점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오디오 녹음, 전사, 요약 기능은 전화 앱과 메모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라며 “통화시 양측 모두에게 녹음 중인 사실이 자동으로 고지된다”고 말했다.
애플이 통화녹음과 음성 텍스트 전환, AI 기반 요약 기능을 자체 OS에 내재화함에 따라 삼성전자 갤럭시와 직접적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I를 통해 요약 서비스를 온디바이스A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애플 역시 이번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면서 AI가 구동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조했다. 온디바이스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형태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보안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애플의 통화 녹음 기능 탑재에 따라 앞서 SK텔레콤이 선보인 '에이닷' 아이폰 통화녹음·요약 서비스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9월 공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에 통화 녹음 기능이 탑재되면 국내 스마트폰 구매 수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