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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엔트로피화에 의한 전기화학적, 기계적 물성 향상 모식도. 박호석 교수 제공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가 개발됐다. 현재 상용 음극재로 사용되고 있는 흑연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박호석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실리콘 기반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를 통해 고용량, 장수명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배터리 소재 가운데 음극재는 흑연 용량 한계 극복을 위해 고용량 실리콘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다만 실리콘 소재는 낮은 전기전도도와 충·방전 반복에 따른 부피 증가로 안정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반의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를 개발, 이 같은 실리콘의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일반적인 합금과 달리 여러 원소를 5% 이상으로 비교적 동등한 비율로 혼합함으로써 합금의 조합을 통한 다양한 물성 구현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고에너지 볼밀링 합성법을 사용해 합성 방법의 공정을 최소화하면서도 고용량의 실리콘, 고반응성의 인(P), 빠른 리튬이온 전도성을 가진 게르마늄(Ge), 자가 복원력을 가진 액체 금속의 갈륨(Ga)의 장점을 도입한 GaGeSiP3 소재다.

이 소재는 고전류 밀도에서도 949mAh/g의 높은 율속(충방전 속도를 높임에 따른 용량 유지율) 용량을 보였고, 2000회 충·방전 이후에도 1121mAh/g의 높은 용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조합의 고엔트로피 소재 합성을 통해 구조 및 조성 최적화,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양극 최적화 등의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박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튬이온전지 에너지밀도를 향상하기 위한 핵심 소재인 실리콘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를 반응성이 높은 인 원자에서도 처음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Environmental Science)에 지난달 16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