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디자인 영역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해 3차원(3D) 배경 분위기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운 창작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승준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팀이 생성형 AI를 이용한 3D 배경의 분위기 생성 알고리즘과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시스템 '루미무드(LumiMood)'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루미무드는 디자이너가 3D 배경을 생성하며 조명과 후처리 효과에 관련된 복잡한 수치를 직접 조정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분위기, 즉 무드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인간의 창작 요소다. 디자이너가 단시간에 사진을 참고해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루미무드는 최근 주목받는 생성형 AI를 접목해 3D 배경의 분위기를 조명과 후처리 효과 파라미터를 자동으로 수정해 제안한다.
연구팀은 이미지-감정 데이터셋을 이용해 특정 감정 키워드를 입력해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 모델을 통해 디자이너는 원하는 분위기를 자연어로 설명하고 예시 이미지를 쉽게 생성할 수 있다.
이미지가 생성되면 루미무드는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3D 배경의 조명과 후처리 효과를 자동으로 조정한다.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게임 엔진인 유니티와 함께 작동할 수 있는 UI를 가지고 있어 기존 엔진에 익숙한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40명의 전문가와 초보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루미무드가 제안한 디자인에 전체 응답자의 88%가 만족했다. 특히 전문가 디자이너는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하기까지 49%의 조작 횟수 감소 효과가 있으며 디자인 시간도 25% 단축됐다고는 답했다.
또 루미모드를 통해 AI에 의한 디자인 자동화가 디자인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 태동하고 있는 AI 디자인 시스템이 사용자를 고려해 어떻게 구현돼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컴퓨터협회(ACM)가 주관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대회 '컴퓨팅 시스템의 인적 요소에 관한 콘퍼런스(CHI)'에 최근 발표했다.
김승준 교수는 “AI는 이미 캐릭터 디자인, 배경 제작, 특수 효과 등 다양한 영상예술 분야에서 자동화를 가능케 하며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루미무드가 실제 작업 환경에 적용되면 디자이너들이 복잡한 파라미터를 계속 변경하면서 마음에 드는 배경 분위기 결과물을 얻기 위해 들이는 수고와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며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지도하고 오정석 박사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문화체육관광 연구개발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김 교수는 현재 GIST AI 대학원의 겸임교수로서 인간 사용자의 디지털 시스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AI를 이용한 지능형 인터랙티브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