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통신장비 업체들이 올해 1분기 나란히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전통적인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세계 5세대(5G)이동통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장비 수요가 크게 줄었다.
20일 통신장비업체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다수 통신장비업체의 연결기준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거나 적자전환했다.
무선주파수(RF)사업과 LED사업을 영위하는 케이엠더블유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7억3752만원, 영업손실 117억710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374억3127만원)은 47% 가량 줄고, 영업손실(135억원)폭은 약 13% 개선됐다. RF부문 주요 제품인 시스템과 안테나 생산 단가는 1년 전 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생산량 자체가 줄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에치에프알(HFR)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13억1527만원, 영업손실 117억204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368억원4700만원)은 15%, 영업손실(9억4887만원)은 91% 늘어났다. 사업적 비성수기와 함께 고객사 재고조정, 특화망 개발 투자 등의 영향을 받아 적자폭이 늘어났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에치에프알은 5G, 10기가 인터넷 시장 공략과 5G 특화망인 '이음5G'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최근 3개년간 매출의 약 8%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1분기는 매출 10.40%에 해당하는 약 32억560만원을 R&D에 쏟았다.
같은기간 스몰셀(소형 기지국) 장비 업체 이노와이어리스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노와이어리스 연결 기준 매출은 404억2887만원으로 전년동기(288억8443만원) 대비 40%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며 50억2016만원의 손해를 냈다. 연결기준 매출의 경우 올해 1월 인수한 차량용 반도체 회사 명성라이픽스 매출이 반영됐다.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1분기 이노와이어리스 매출은 125억5000만원, 영업손실 38억5000만원이다.
국내 장비 업체들의 이같은 성적은 글로벌 5G 기지국 투자 수요 감소 영향 때문이다. 전세계 주요 국가의 5G 보급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추가적인 5G 인프라 구축 수요도 적어 단기적인 실적 개선도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 장비 업체들은 올 하반기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케이엠더블유는 LED 사업을 강화한다. 이들은 제조원가 절감·인건비·복리후생비·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 절감을 통해 손익구조 개선을 진행,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치에프알은 이음5G을 준비한다.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5G 특화망 인프라 구축 시장의 1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올해 1월 인수한 차량용 반도체 회사 명성라이픽스의 역량을 활용해 커넥티드 자율주행차량(CAV)시장과 첨단 차량사물통신(V2X) 분야로 신사업을 진행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2~3분기까지 장비 업체들의 의미 있는 실적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올해 4분기 이후엔 신규 주파수 경매 및 신제품 출시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실적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