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탑재 시 지구 저궤도 수백개 위성 파괴 가능할 수도”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3주 앞두고 지구 저궤도 위성 수백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핵무기 탑재 가능 위성을 시험 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5일 '코스모스 2553'으로 알려진 시험 위성을 발사했으며, 이 위성이 아직도 특이한 궤도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이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는 러시아의 '대(對)위성 요격용 핵무기 위성'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험 발사된 '코스모스 2553'에 실제 핵무기가 탑재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여기에 핵무기가 탑재된다면 러시아가 핵폭발을 통해 지구 저궤도에 있는 수백 개의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매체는 시험 발사가 진행된 시점에도 주목했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과 19일 앞둔 상황에서 코스모스 2553을 궤도로 발사한 것이다. 러시아 국영 TASS 통신은 당시 “새로 개발한 내장 장비와 시스템이 장착됐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어려운 충전 조건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위성은 다른 위성과는 다른 궤도에 머물고 있어 '우주 핵무기' 개발 의혹을 키웠다. 민간 항공 위성은 11마일(약 17km) 높이에서, 다른 위성은 지구 저궤도(LEO)인 99~1200마일(159~1931km) 상공 사이에 머무는데, 러시아 코스모스 2553은 1240마일(1995km) 높이에서 아직도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말로리 스튜어트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코스모스 2553의) 궤도는 다른 우주선이 사용하지 않는 지역에 있다. 그 자체로도 다소 이례적”이라며 “지구 저궤도보다는 약간 높지만, 러시아가 설명한 것처럼 전자 장치의 가속 테스트를 허용할 수준의 방사선 환경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