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연세대 김병수 교수팀, 생체친화성 주사형 하이드로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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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연세대 교수(왼쪽), 백진수 제1저자. (사진=연세대)

연세대는 김병수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하이드로젤을 활용해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분해 속도가 다른 두 단량체를 이용해 ABA 삼중블록 공중합체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주사형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연구를 통해 두 단량체의 비율에 따라 하이드로젤의 분해성과 약물 방출 경향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하이드로젤은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인체 조직과 유사한 특성이 있다. 이 특성으로 의료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약물 전달용 하이드로젤은 원하는 부위에 국지적, 서방형 약물 방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하이드로젤 기반 약물 전달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며, 유연성을 가진 대표적 생체친화성 고분자 폴리에틸렌옥사이드(이하 PEO)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중합체를 합성했다. 이 공중합체는 ABA 형태로 PEO 양 말단에 서로 다른 분해 속도를 가진 소수성 아세탈 곁사슬을 가진 단량체를 중합한 것이다.

이 고분자로 만든 하이드로젤은 약산성 환경에서 두 단량체의 비율에 따라 분해성과 약물 방출 경향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체온에서는 고체로 변화하는 졸-겔 전이 특성을 가져 주사용 하이드로젤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차가운 냉장고에서는 흐르는 용액으로 존재하다가 인체에 주사를 놓으면 고체로 굳어서 천천히 약물을 방출할 수 있는 젤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약물 전달체는 약물 전달 이후 체내에서 방출돼야 하지만 하이드로젤은 다공성 구조로 돼 있어 담지한 약물이 제어되지 않고 초기에 과다하게 방출되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밀도가 높은 그물망 구조를 사용하거나 약물과 고분자의 화학적 결합, 분해를 위한 고분자 가교제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다. 이런 방법들은 하이드로젤의 특성을 크게 바꾸거나 추가적 처리가 필요해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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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전북대 이동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암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한 항암제 전달 실험도 진행했다. 정교한 분해 및 약물 방출 제어 특성을 가진 하이드로젤이 실제 수술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실험 결과 암 치료 시간과 약물 방출 속도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치료 기간과 약물 방출 속도가 비슷한 하이드로젤 약물 전달체를 사용한 경우 암 재발 속도가 느리고, 몇몇 경우에서는 암 조직이 전부 사멸했다. 그러나 약물 방출 속도가 느린 경우, 암이 다시 재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약물 전달 속도가 치료 기간과 일치할 때,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현재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후속 연구를 통해 산업적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세브란스병원과 협업을 통해 현재 녹내장 치료용 약물전달을 위한 초기 동물실험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과제 및 나노 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미국화학회의 대표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8일(현지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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