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네북' 된 K플랫폼,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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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가 입주해 있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도쿄가든테라스기오이타워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플랫폼(K플랫폼)' 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K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위협 요인이 국내외를 망라해 연이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인야후 사태'는 K플랫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네이버는 2021년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 설립한 라인야후의 지주회사 A홀딩스 지분을 조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방아쇠는 일본 정부가 당겼다. 자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메신저 '라인'의 51만여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행정지도를 내렸다. 라인의 전 세계 사용자가 2억명임을 감안하면 0.2% 사용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걸고 넘어진 셈이다.

행정지도는 '네이버와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 요구가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지분 조정 요청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경영진은 사실상 지분을 내놓고 나가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라인은 네이버가 2011년 일본에서 출시한 후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2016년에는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하며, K플랫폼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이 알토란 같은 해외 플랫폼을 송두리째 빼앗길 판이다. 일본은 2019년 수출규제 당시와 마찬가지로 우리 산업계를 볼모로 잡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K플랫폼 대표 기업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데 과연 어떤 플랫폼 기업이 해외 진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인가. 네이버의 지분 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향후 K플랫폼의 이익이 더 이상 침해당하지 않을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대처도 중요하다. 그런데 여야는 이번 사태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할 판이다. 야당은 정부 대책이 전무하다고 비판하고, 여당은 전 정부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쟁보다 우리 기업을 도울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협의와 협치를 통해 내놔야 한다.

이런 와중에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야당을 중심으로 플랫폼 규제법을 다시 입법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밖에서도 힘든데, 안에서도 옭아매겠다는 정치권 움직임이 안타깝다. 안팎에서 동네북이 된 K플랫폼을 놔두고 신산업 육성과 인공지능(AI) 강국 도약은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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