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현장은 대면 접촉 대신 인공지능(AI), 인터넷, 모바일 등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 언택트 금융으로 급속하게 전환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 대중화와 함께 AI, API, 클라우드컴퓨팅, 블록체인, IoT(사물인터넷) 기술 발전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핀테크와 빅테크 금융 진출 확대를 견인했고, 최근 디지털금융 리더십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용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일반화됐다. 이는 디지털 서비스 판매와 개인정보 판매를 분리해 별도 시장을 만드는 촉매로 작용한다. 그럴 경우 소비자 후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수집도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개인정보 보호는 차치하더라도 경쟁정책 차원에서 개인정보 시장이 별도로 기능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때문에 디지털 전환 양상을 유심히 분석해야 한다.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새로운 트렌드를 살펴보자. 우선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언번들링(Unbundling), 금융서비스의 제·판 분리, 금융 판매채널의 급속한 비대면 채널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 금융 확산과 직접 연결된다. 고객 관리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정보 통합과 디지털 채널 활용으로 맞춤형 서비스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또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 공공정보와 민간정보, 혹은 특정 그룹과 일반 정보 통합이 촉진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처럼 데이터 금융 확산 배경에는 정책요인과 디지털 인프라, 경쟁환경의 변화 등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디지털금융 핵심은 데이터다. 오픈뱅킹 시행, 데이터 3법 개정,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등이 규제 완화 촉매로 작용했다. 전통 금융 경영 방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핵심 경영이슈로 등장했다.
핀테크, 빅테크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과 비금융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기존 상거래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와 소액대출 등 금융서비스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아마존이 대표 사례다.
한국의 경우 지급결제 부문을 중심으로 빅테크 진출이 어느때보다 활발하다.
주로 금융업에 진출하지 않은 전자상거래 기업 등과 전략적 제휴를 도모하는 형태로 진영을 구축하는 것이다. 결국 다양한 상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한 대규모 플랫폼간 경쟁 구도로 금융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금융투자+보험, 카드+종합결제지급결제업+유통, 통신+간편결제+전자금융업 등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진영이 형성되고 있다.
이종 융합의 벽이 허물어지는 공통점이 있지만 제휴 추진 목적은 같다. 바로 빅데이터 축적이다. 한 기업이 어느 플랫폼 내 가치사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의 문제는 어떤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는가와 직결된다.
법제와 인프라 정비를 동반해야 한다.
정보 주체 개인정보 통제 능력을 키우고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정보수집자의 데이터 독점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 이동권 도입은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정보주체는 자신에게 유리한 경제적 대가가 지불될 경우 정보수입자로부터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정보수집자로 이동시킴으로써 기존 거대 정보수집자의 데이터 보유 능력을 견제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 이동권 도입에 따라 신규 정보수집자 데이터 수집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