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000파운드 폭탄 공급 중단”
이스라엘이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의 진격을 수차례 공언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규모 진격에 나설 경우 공격용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독점 인터뷰에서 미국이 공급했다가 지난주부터 공급을 중단한 2000파운드 폭탄을 언급하면서 “그 폭탄은 인구 중심지에서의 '다른' 사용으로 민간인을 죽였다”고 했다.
이어 “그들(이스라엘)은 아직 라파로 가지 않았지만 만약 그들이 라파로 간다면 나는 라파 등 지역에서 사용된 무기를 더 이상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을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일 전시 내각 등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최근 휴전안을 거부한 이스라엘은 이전부터 가자지구 최남단의 라파 진격을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지난 6일에는 탱크를 진입시키고 이튿날에는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구역을 장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파는 팔레스타인의 피란처로 10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몰려있어, 지상전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을 만류해 왔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스라엘이 지상전 움직임을 보이자 바이든 대통령은 무기 지원 중단이라는 강경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 등 방어용 군사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이언돔과 중동에서 최근 발생한 공격에 이스라엘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일은 확실히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라파 지상전)은 그릇된 일이다. 우리는 무기와 포탄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