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무, 3000원 갈치”…유통가 초저가 마케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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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롯데마트 직원들이 상생 양배추와 무를 홍보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초저가 마케팅이 번지고 있다. 과일·채소·수산물 등 신선식품부터 도시락·라면 등 즉석식품까지 초저가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연초부터 심화된 고물가 기조를 극복하고 소비 불씨를 잇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전 점포에서 '상생 양배추'를 2990원, '상생 무'를 990원에 판매한다고 8일 밝혔다. 크기가 다소 작거나 흠집이 있는 채소로 시중가 대비 30% 저렴하다. 양배추는 올초부터 제주·무안 산지와 소통하며 약 2만통을 사전에 확보했으며 무는 제주 산지에서 5만개를 대량 매입했다.

경쟁사도 초저가 마케팅 맞불을 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12브릭스 성주참외'를 한 봉에 9990원, 바나나를 송이 당 1990원에 판매하며 삼겹살·손질오징어·전복 등을 반값에 선보인다. 인공지능(AI) 최저가격 시스템을 통해 시즌 핵심 상품을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이마트에는 '990원 상추'와 '3000원대 갈치'가 등장했다. 이마트는 연초부터 '가격파격' 행사를 통해 매달 핵심 상품을 초저가로 선보이고 있다. 이달 선보인 '적상추·아삭이상추'는 정상가 대비 반값 수준이다. 상추 외에도 △쌈케일 △쌈배추 △생채 △적겨자 △비타민 등 쌈채소 5종(각 100g)도 한 달 간 990원에 판매한다. 수산에서는 제주 은갈치(대)를 1마리 당 3280원에 판매한다. 서귀포 수협과 단독 거래해 한 달 내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물동량을 확보했다.

편의점도 초저가 마케팅에 동참하고 있다. CU는 이달 990원 초저가 스낵 2종을 출시했다. 하절기 주류 소비와 함께 안주형 스낵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했다. 최대 75g 용량으로 CU에서 판매 중인 제조사브랜드(NB) 스낵 제품에 비해 가격은 30% 낮추고 중량은 20% 가량 늘렸다.

앞서 CU는 올해 1월 1000원 삼각김밥을 재출시한 바 있다. 연이어 선보인 880원 컵라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개를 기록했다.

GS25는 3000원대에 구매 가능한 '혜자로운집밥 왕돈까스'를 선보였다. 시중 왕돈까스 대비 반값 수준인 4500원의 가격에 통신사 할인과 구독 서비스 혜택을 적용하면 3200원에 구매 가능하다. GS25는 기존 집밥 콘셉트 중심의 '김혜자 간편식' 메뉴를 외식 메뉴로 확장해 알뜰 소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유통업계가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고물가에 꺾인 소비 심리를 진작하기 위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로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소비자 체감이 높은 4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1% 오르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초저가 상품은 화제성이 높아 집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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