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불황을 겪는 석유화학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만나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한다.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구조 전환에 필요한 정부 지원과 제도 개선 방안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화기업 CEO는 2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현안을 논의한다.
회의에는 신학철 LG화학 대표,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 강길순 대한유화 대표, 이유진 여천NCC 대표,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가 참석한다.
이날 만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화학기업이 주축인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협의체'의 이 달 출범을 앞두고 마련됐다.
CEO들은 석화 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 CEO들이 만나 업계 당면 과제를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협의체 운영 방향성을 잡기 위한 목적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날 회의에서 나온 결과로 협의체 주요 과제, 조직 운영 방안 등의 큰 그림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화업계는 생존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혹독한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중국의 석화제품 자급률 제고 투자에 따라 범용제품의 공급과잉이 빚어졌다. 업계는 공급과잉과 더불어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을 잃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액은 456억달러(61조7378억원)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이 기간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은 7.1%포인트(P) 하락했고 석화 기초소재인 에틸렌 수출액은 절반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수익지표인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지분 매각과 희망퇴직을 비롯한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범용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도 사업구조 개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관세 면제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업계 지원에 나섰지만 위기를 해소하는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고부가 화학신소재, 친환경 소재, 이차전지, 바이오 소재 등 다운스트림 분야로 진출하는 사업구조 전환 과정에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잇따른다.
일례로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동력기술로 석화 친환경공법 등이 반영돼 있지만 국가전략기술 수준의 강력한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다.
또 구조조정, 신사업 진출 관련 인수합병(M&A)시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별기업이 각사 상황에 맞게 구조조정과 M&A 등이 필요한 만큼 기업상황에 맞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