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저작권 권리장전]K웹툰 절반 침해…해외 불법 사이트와 질긴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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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피콕팀 관계자들이 웹툰 불법 복제 게시 사이트를 탐지하고 있다.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카카오엔터 불법유통 대응팀 '피콕'(P.CoK)이 삭제한 불법물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웹툰이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불법 유통도 늘고 있다. 웹툰업계는 불법 웹툰 모니터링 전담팀을 조직하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웹툰 불법 복제 사이트의 합법 웹툰 시장 침해율은 53.81%다. 합법 웹툰시장의 절반을 갉아먹고 있는 수준이다. 저작권 피해액은 8427억원으로 추산된다. 해외 불법유통 규모가 고려되지 않은 수치여서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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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불법유통 대응팀 '피콕'(P.CoK)이 삭제한 불법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업계는 불법 콘텐츠 유포 대응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부터 업계 최초로 불법 웹툰 모니터링 전담팀 '피콕'(P.CoK)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에 걸쳐 삭제한 불법물이 2억858건이다. 피콕이 직접 삭제한 불법물은 744만여건, 링크를 삭제한 경우는 2억113만여건이다.

피콕은 영어권 국가뿐 아니라 중국, 중동, 남미 등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 다수를 폐쇄했다. 중국의 불법물 유통 사이트 두 곳의 운영 주체를 특정해 현지 인터넷 법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태국의 경우 불법사이트 운영자 계좌를 임시 동결하고 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다. 또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불법 유통 사이트 운영자 3명을 특정해 일본 콘텐츠 업계에 공동 행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웹툰이 해외에 진출하며 기존 한국어 불법 사이트뿐 아니라 해외 불법 유통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카카오엔터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로 단속 언어권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가 불법유통 사후 관리에 주력한다면, 네이버웹툰은 AI를 활용해 웹툰의 불법유통에 사전 대응하고 있다. AI 기술이 탑재된 '툰레이더'를 자체 개발했다.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뒷선에 있는 운영자를 적발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해외 서버를 두고 있는 경우 처벌도 쉽지 않다. 애로를 호소하는 대목이다.업계는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인터폴, 한국저작권보호원 등이 공조하는 공적 노력도 병행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를 잡더라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저작권법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2018년 검거된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였던 '밤토끼' 일당은 9억5000만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5명 중 주범 1명만 실형 2년6개월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이 커질수록 이를 악용하는 저작권 범죄도 진화하고 있다”며 “변화상에 맞춰 저작권법도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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