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참패 토론회…“대통령 이미지, 수도권 전략 부재 등이 원인”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원인으로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 '당의 수도권 전략 부재'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 등이 제기됐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22대 총선이 남긴 과제'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이같은 자조섞인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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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을 주제로 여의도연구원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총선의 패배 원인으로 △2030 세대 층의 보수 가치 전락 △수도권 포기 정당 △당정 관계 및 당의 자생력 문제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지지층이 고령층에 국한돼 있고 2030에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은 정당이 됐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 민감성도 약해졌다. 이렇게 되면 어쩌다 승리하는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당), 사포당(40대를 포기한 당)이라고 했다.

그는 “제일 정신 차려야 하는 곳이 경기도다. 권역별로 공부해보고 경기남부, 안성, 동부, 서부, 북부 등을 나눠 전략적인 재정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3040층은 주거문제, 자녀교육, 이직, 재테크 등 다양한 논제에 대한 고관심층”이라며 “김남국 의원의 비트코인 문제가 불거져 이들이 분노했을 때, 그 때 민심을 잡았어야 했다.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은 “강북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묻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 동안 한 번도 안 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개개인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미지 쇄신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책 방향성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 대통령 스타일이나 태도 등에서 오는 비호감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그는 “언론에서 왜 이렇게 '대통령 격노'라는 표현이 나오냐”며 “그걸 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미지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이미지가 이렇게 된 것은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 김건희 여사 파우치 논란, 황상무 수석 막말 논란, 대파 가격 논란, 의대 정원 논란 등과도 결합되면서 터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남 자민련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는 없을 것 같다”며 “영남 당선자들께서도 일부로라도 자기희생을 해 주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현역 의원, 당선인 등 14명가량이 참석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힘을 향한 큰 쓴소리 더 감사하게 깊이 새겨듣겠다”며 “내부의 처절한 반성은 우리를 변화시킬 원동력으로 삼겠다. 부위정경의 자세로 잘못은 바로잡고 국민의힘을 반드시 더 많은 국민들이 신뢰하는 정당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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