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범수 지식재산협회장 “산업계, IP 혁신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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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범수 한국지식재산협회(Korea Intellectual Property Association, KINPA) 회장

“갈라파고스적인 제도는 한국 지식재산(IP)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산업계가 국내외에서 혁신과 창의를 제대로 보호 받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IP 법 제도를 발전시키고 IP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우리 산업계는 'IP 퍼스트 무버'로 도약해야 합니다.”

예범수 한국지식재산협회(KINPA) 회장은 “'국내에서 강해져 해외로 뻗어나가는 K-IP'를 목표로 회원사와 함께 국내외 상황에 최적화한 IP 정책 제언과 공공과 민간을 잇는 가교 역할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범수 회장은 지난 2월 KINPA 9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후 IT 스타트업을 거쳐 KT에서 IP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허 품질 관리, 상표 보호, IP 법무 등을 맡아 KT 표준 특허 사업을 성장시켰다. 이를 인정받아 LG전자,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출신에 이어 회장에 임명됐다. 그는 다양한 업종 회원사를 보유한 KINPA 회장으로서 IP 생태계 활성화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협회 소개 부탁한다.

▲IP에 관한 산업계 이해를 대변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이를 논의하는 창구다. IP를 보유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기계·금속, 전기·전자·정보통신, 화학·바이오 등 다양한 규모와 업종 200개 이상 회원사를 보유했다. 지난 2022년 기준 IP는 특허 85%, 디자인 57%, 상표 50%를 기업이 출원한 만큼, 기업 활동에서 중요성이 큰 분야다.

-IP 생태계 지원 계획 있다면.

▲IP는 발명과 창의에서 출발하지만, 동시에 법 제도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와 특허청부터 법원, 무역위원회 등 여러 정부, 공공 기관, 권리 획득과 실행 전문가인 국내외 변리사 및 IP 변호사, 지식재산서비스업계와 학계 없이 존립할 수 없다.

때문에 여러 이해관계자와 산업계 대표 단체로서 교류하며 지원할 것이다. 관련 협의체, 공청회, 콘퍼런스 등에 참여하겠다. 올해 16회를 맞는 KINPA콘퍼런스와 자체 기획 중인 인력 육성 사업, 곧 꾸려질 대화채널 IP Summit을 통해 IP 생태계가 성장하고, 원활히 기능하도록 돕겠다.

-IP 산업 숙제가 있다면.

▲고기를 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국내 법 제도는 기업이 IP 없이도 생존하도록 단기적으로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멀다. IP야말로 법제도 가운데에서 국제 조화가 가장 잘 되는 분야다. 세계 각국은 IP로 혁신과 창의를 보호한다.

IP 없이 국내에서 성장한 기업은 해외로 뻗어 나가면 이미 IP를 갖출 시기를 놓쳐 한계에 부딪히고 모방과 추격을 허용한다. 기업 초기 단계부터 국내외에서 IP를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안방에서 임시변통과 후견적 보호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IP 관련 정부 기관과 전문 직역 위상도 높아져야 한다.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우리와 같은 IP 5대 강국(IP5)은 특허청과 같은 IP 기관 독립성이 강하다. 이들 기관은 독자적 의지를 갖는다. 덕분에 정책 추진이 자유롭고, 정책 지속성도 한국보다 우수하다.

민간 차원에서는 기업도 IP 인력과 자산 투자를 많이,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중국의 전국가적 IP 혁신 기세가 무섭지 않나. 우리도 국내에서 키운 강한 역량으로 세계를 누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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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범수 한국지식재산협회(Korea Intellectual Property Association, KINPA) 회장

-한국 IP 사업화,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는데.

▲IP는 장기간 지속적 투자가 이뤄져야 성과로 이어진다. 우리 산업계는 기존 '빨리빨리'로 일컬어지는 한국 제조업 혁신 시대에 IP를 해외 선발 기업 견제를 막아내는 도구로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특허 신청 세계 4위, GDP 대비 특허신청 세계 1위, 표준특허 신고건수 세계 1위 IP5다. 이제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 우리 기술과 브랜드를 보호할 목적으로 IP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IP로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 일단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레버리지는 엄청나다. 단기 성과주의적 관점만 버린다면, 한국은 IP를 통해 충분한 사업적 성과를 낼 양질 기반을 갖춘 지 오래다. IP 성공 경험만 확산한다면 우리 산업계도 IP 사업적 활용에 나서게 될 것이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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